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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로 올해 역대급 폭염… “내년엔 더 덥다”

▶ NASA, 기후 위기 심각 경고
▶ 내년 ‘수퍼 엘니뇨’ 전망

▶ “7월 역대 가장 더운 달”
▶ 글로벌 식량 위기도 대두

올해 이미 기록적 무더위가 지구촌을 덮쳤지만 내년에는 엘니뇨 영향으로 더 더워질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관측이 나왔다.

CNN 방송에 따르면 NASA 산하 고다드 우주연구소 소장이자 기후학자인 개빈 슈미트는 20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이에 따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겪는 것은 비단 엘니뇨 여파만이 아니다. 모든 곳에서 전체적인 온난화를 겪고 있으며 특히 바다에서 그렇다”면서 “이것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우리가 온실가스를 대기에 계속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를 멈추지 않는 한 온도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올해는 평균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 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암울한 진단은 앞서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지난달이 역사상 가장 더운 6월이었다고 관측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번 달 들어서도 15일까지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웠으며, 이에 따라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C3S는 내다봤다.

이같은 열기가 점점 합쳐지고 있다는 게 슈미트 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올해 7월이 “수백년 내 가장 뜨거운 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 내년은 특히 엘니뇨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올해보다도 찜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말까지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이것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다음 해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기상학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고 있다고 예고했고, 세계기상기구(WMO)가 이달 초 엘니뇨 현상을 공식 선언하면서 이런 예고는 현실이 됐다.

해수면의 온도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NASA 해양생태연구소 카를로스 델 카스티요 소장도 “바다는 열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해수 온도와 관련한 문제는 바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뜨거워진 바다 온도가 허리케인을 더 강력하게 만들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을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엘니뇨 등으로 인한 폭염은 농산물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식량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설탕 원료인 원당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태국에서 강우량 감소로 원당 선물 가격은 4월 파운드당 27센트에 육박하며 2011년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의 국제선물가격도 세계 1, 2위 공급국인 코트디부아르·가나의 폭우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6월 말 MT당 2,590파운드를 기록하며 46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남유럽에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발생하면서 올리브 작황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자 올리브유 가격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기후위기·전쟁 등으로 지난해 식량 불안을 겪은 인구는 전 세계 58개국의 2억5,800만 명에 달했는데 식품 가격 상승은 이와 관련한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 식품 가격 상승은 물가와의 전쟁 중인 주요국 중앙은행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다. 로보리서치의 스티븐 니컬슨 전략가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 추가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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